유학생의 아내로 빠듯한 생활에 여유를 더하기 위해 시작한 부업을 미국과 아시아권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사업으로 키운 이샤론(40)씨. 남편 뒷바라지하면서 아이를 다섯 정도 낳아 잘 키우는 현모양처가 꿈이었던 그녀는 요즘 헬스 앤 슬림 INC 공동대표이사,헬스 앤 슬림 압구정점 원장,㈜프랜스 로라 이사 등 3장의 명함을 갖고 하루 14시간씩 일을 하고 있다.
헬스 앤 슬림 INC는 미국 애틀란타에 있는 회사로,영국의 오토 피트니스 기계 제조사인 ‘세이프 마스터(Shape Master)’의 미국 동부 판매권을 갖고 있으며,연매출이 700만달러를 웃돌고 있다. 오토 피트니스 기계는 그 위에 올라 앉아 기계가 움직이는 대로 천천히 따라만 하면 운동이 돼 근육이 생기면서 다이어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헬스 앤 슬림 압구정점은 기계를 활용해 땀 흘리지 않고 천천히 하는 운동과 도심에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데이 스파로 ‘빨리빨리’ 신드롬에 빠져 있는 ‘서울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안겨 주면서 급성장을 하고 있다. 문 연 지 1년이 채 안됐지만 월평균 매출 1억원을 가뿐히 넘기고 있다.
㈜프랜스 로라는 식물효소를 주원료로 한 프랑스산 화장품 브랜드로 2001년 국내 법인을 설립,국내 판매를 맡고 있는 회사다. 이씨는 연봉 1억2000만원을 받는 이사로,미용 컨설팅과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이씨를 현모양처에서 일당백의 사업가로 변신하게 한 힘은 무엇일까.
“운이 좋았습니다. 미국으로 유학가서 땀 흘리며 운동하는 것을 싫어하거나 심장 관절 등이 좋지 않아 운동을 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오토 피트니스를 알게 된 덕입니다.”
1993년 과 커플이었던 동갑내기 남편의 유학 뒷바라지를 위해 미국행 비행기를 탔던 이씨는 국내에서 서서히 바람이 일기 시작한 피부관리(에스테틱)를 공부했다. 한국인 학생이 많아 아예 한글교재로 공부하는 곳이 있었으나 제대로 배우겠다는 욕심이 생겨 프랑스에 본부를 둔 학교에 등록했다.
그 학교의 첫번째이자 유일한 아시아인 학생인 이씨에게 교사들은 호의적이었고,특히 나이 많은 프랑스인 교사는 다양한 정보를 주었다.
“앞으로 피부미용만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으므로 운동과 스파를 겸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유럽에는 유행중이었지만 미국에서도 낯설었던 오토 피트니스 기계를 생산하는 세이프 마스터 담당자들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에스테틱 1년 과정의 졸업을 앞두고 이씨는 비교적 여유 있는 한국 유학생들이 주로 사는 맨하탄 지역에 오토 피트니스 센터를 낼 계획을 세웠지만 유학생 부부가 돈이 있을 리 없었다. 이씨는 “시댁에 ‘두 학기 학비를 가불해주시면 앞으로 독립하겠다’고 SOS를 보내 도움을 받았다”고 솔직히 털어놓는다.
임대개념이 여기와는 달라 2개월치 월세만 미리 내면 가게를 빌릴 수 있는 데다 기계는 100% 리스를 했고,인테리어는 할인매장에서 재료를 구입해 직접 꾸며 1000만원이 채 안되는 돈으로 개업을 할 수 있었다. 1994년 문을 연 오토 피트니스 센터가 바로 헬스 앤 슬림 INC의 모태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유학생 아내들이 많이 왔고,백인 손님도 꾸준히 늘었어요. 또 입소문이 나면서 기계를 구입하겠다 이들이 많아 사업 규모가 예상 외로 커졌습니다.”
이씨는 운동과 스파를 겸하기 위해 1997년 스파 테라피스트 전문 강좌가 개설돼 있는 학교를 찾아 애틀란타로 이주했다. 이때부터 언론학 공부를 하면서 틈틈이 기계구입자들과의 계약서 작성을 도와주던 남편 이호준(40·㈜프랜스 로라 대표이사)씨도 사업에 합류,헬스 앤 슬림 프렌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씨는 1998년 국제피부관리학교(ICS)에서 스파 테라피스트 자격증을 따서 애틀란타점에서 본격적인 스파를 시작했다. 사업은 날로 번성해 2000년 총매출 11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2001년 봄 영국 본사에서 매출 1등상을 받았고,아시아 시장 독점 판매권도 따냈다. 이씨는 아시아 시장의 첫 타깃을 고국으로 정해 그해 가을 귀국,경기 신도시 분당점을 연 이후 현재 7개의 체인점을 냈다.
우리나라에서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아 일본과 중국 시장 진출이 늦어지고 있다는 이씨는 요즘 또 다른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
“스파 테라피스트 아카데미를 세우려고 합니다. 주변에선 사업이 잘되는데 왜 모험을 하려 하느냐고 말리지만 제대로 된 스파 테라피를 소개하고 싶어서 욕심을 부리고 있습니다.”
최근 데이 스파 붐이 일고는 있으나 제대로 교육받은 스파 테라피스트가 드물어 현재 스파 테라피 흉내만 내는 곳들이 적지 않은 형편이다.
앉아만 있으면 저절로 운동이 되서 살이 빠진다는 오토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잠시의 틈도 낼 수 없어 통통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이씨.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운이 좋아 성공했다’고 거듭 말했다. 하지만 어려운 공부를 마다하지 않고 유럽계 학교를 선택해 발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그 정보를 바탕으로 쉬지 않고 열심히 뛴 결과이니 그녀의 성공은 운 3할에 노력 7할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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