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는 늘 토정비결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매년 토정비결에 목을 맬 정도다.
하루는 서른 중순의 남자후배가 찾아왔다. “선배 내년 운이나 보러갈까”라면서 날 차에 태워 사주 카페에 갔다. 그는 장가가고 싶어 안달을 하듯이 듯 질문하는 내용이 ‘결혼은 언제 하는지’ ‘지금 여친과 속궁합이 안 맞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 메모를 해온 것처럼 질문을 해댔다.
그 와중에 나는 색다른 것을 발견했다. 여자나 남자나 띠와 성욕이 연관된다는 점이다. 후배가 개띠니까 섹스 순위로는 4위 정도가 되는데 점술가가 어찌 그리 잘 맞추는 지 지켜보는 나로서는 그냥 웃음만 웃고 있을 일이 아니었다.
그에 따르면 12간지 중 정력이 제일 센 띠는 말띠란다. 중국영화‘옥보단’에서 말의 양물을 떼어 사람 몸에 이식을 한 다음 수시로 사랑놀이 하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새삼스럽게 여겨진다. 특히 말띠는 추진력과 적극성이 누구보다 뛰어나므로 여성을 잘 리드하는 장점이 있단다.
성적 호기심도 왕성하고, 잡지나 영화에서 본 여러 가지 테크닉을 실전에서 구사하고자 노력하는 타입이라하고 한다. 당연히 애무나 체위구사도 뛰어나고, 시간 조절도 잘 한다고. 그럼 이제부터 여자들은 말띠 남자들만 찾아다녀야 하는지 듣고 있자니 좀 기가 막히기도 했다.
말이 일등이라면 맨 뒤에 서는 이는 토끼띠라고 한다. 토끼하면 이름 그대로 순한 모습 그 자체인데 잠자리 의욕도 약하고, 테크닉 면에서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란다.
토끼띠 같은 경우는 여자 쪽에서 남자의 긴장을 풀어주고, 자꾸 칭찬해주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토끼띠 총각과는 양띠 처녀가 속궁합이 매우 잘 맞는다고 한다. 서로 비슷한 성격을 지녔기에 사랑 놀이의 방식이 서로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살짝 다른 띠도 알아보고 싶어졌다. 나와 동갑인 남자 원숭이는 어떤 성향인지 궁금해 후배 옆구리를 찔러서 물어 보았다. 원숭이는 띠 자체만으로도 다방면에 뛰어나다는 대답이다. 누구나 아는 상식이어서 식상할 정도다. 소띠하면 잠, 돼지띠하면 식복, 그럼 원숭이띠하면 당연히 팔방미인 아닌가. 그런데 다방면에 뛰어난 재주가 애무와 체위 쪽에서 특히 분위기를 높이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이야기에서 귀가 솔깃해진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잠깐 내 생각을 한번 해 본다. ‘한번 해보면 알겠지’라고 혼자 생각하는데 점술가가 한 가지 의외에 결과에 대해 풀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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