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5일 금요일

처음 만난 남녀가 궁합이 맞는지 알아보고 싶다면

어느 소설에서였는지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영국 남자는 지지하던 정당을 바꿀 때 받는 스트레스가 아내를 잃었을 때 오는 스트레스와 맞먹는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그만큼 정치가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말이다.
 
오래 전 옛 애인에게 이 이야기를 했을 때 그는 몹시 화를 냈다. 그깟 지지 정당 하나 바꾸는 일과 인생을 걸고 사랑하는 아내를 잃는 일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쁘다는 것이다. 선거 날이면 투표 대신 여행을 택하던 사람이니 당연한 반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여야가 공방을 벌이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그의 생각은 한결같이 '그놈이 그 놈'이였다. 신문의 정치란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대신 사회란에는 관심이 많았다. 세금도 잘 냈고 불우 이웃 돕기 성금에도 무심하지 않았다.
 
굳이 분류하자면 무정부주의자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일천한 경험에 따르자면 이런 남자들은 섹스에는 강하나 연애에는 약하다. 아니, 깊은 관계를 맺는 것에 약하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몸으로는 최선을 다하지만 마음의 영역은 어느 정도 닫혀 있어 결국은 여자의 마음에 고드름이 맺히게 한다. 이 고드름을 어쩔 거냐고 따지면 녹여 주기 보다는 그걸로 나를 찌르고 가라고 할 사람이다.
 
그런데 헤어지고 나서 생각해 보면 그리 밉지는 않다. 타고난 무관심을 어쩌겠나 싶어지기 때문이다.
 
삼십대 초반의 나이로 보수 정당을 꾸준히 지지해 온 남자도 있었다. 이 남자는 타고난 보수 성향 탓인지 보수적 여자와의 연애를 선호하면서도 동시에 제대로 된 섹스를 못해 봤다는 자격지심을 갖고 있었다. 욕망과 이성이 충돌해 밤에는 정신을 못 차리며 달려들다가도 아침이 되면 제법 냉정한 척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그래도 잠자리에서나 데이트 때나 기본적 성실함을 보이긴 했다.

그동안 보수적 애인들을 흥분시키느라 터득한 다양한 레퍼토리를 겸비하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다지 새롭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섹스를 잘하는, 혹은 밝히는 여자와는 결혼하면 안된다는 굳은 믿음을 소유하고 있어서 오래 만나기 곤란한 타입이었다.
 
진보 정당을 지지하는, 그것도 열렬하게 지지하는 남자들과 사귈 때는 더없이 좋았지만 끝이 나빴다. 헤어질 때 잔인한 면을 보였기 때문이다. 애인의 과거에 집착하는 찌질남은 없었지만 대신 미래가 어둡다는 판단이 들면 쉽게 실망하는 쪽이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그것도 일종의, 열정이 낳은 후유증이 아닐까 싶다. 오랜 세월 한 가지 신념을 간직해 온 사람 특유의 계산법(?)이었는지도 모른다
 
신문 1면을 장식하고 있는 대선 주자들을 볼 때마다, 혹은 택시·버스·음식점에서 침을 튀기며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설파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저 사람의 정치적 성향을 통한 잠자리 성향 혹은 연애 성향을 나름 상상해 보곤 한다.

일천한 경험에 의하면 그것들은 대개 비슷한 성향을 띠고 있었다. 아마 섹스도 연애도 정치도 결국은 생활의 연장이자 신념의 행동화(?)라 그럴 것이다.
 
처음 만난 남녀가 궁합이 맞는지 알아보고 싶다면 먼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를 물어 보는 것도 한 방법일지 모른다. 물론 어떤 사람에게는 모두 '그놈이 그놈'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클릭!! 정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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