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8일 일요일

그 남자 정말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괜히 잤나봐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과 어쩌다 한 번 원나잇은 할 수 있어도 장기간 파트너가 되긴 힘들다.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나는 웃겨 죽겠는데 상대방은 “저게 뭐가 웃겨” 하는 일이 반복되면 그 역시 원나잇 파트너감이다(유머 감각이 있고 없고의 문제는 아니다. 적어도 웃는 시점이 같아야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게 내 지론이다). 동문서답하는 사람. 상식이 너무 없어 통 대화가 안되는 사람. 음식 먹을 때 맛있는 부위만 저 혼자 쏙쏙 골라 처먹는 사람과는 짧은 포옹조차 하기 싫다.

한눈에 척 봐도 영 아닌 남자를 만났다면 오히려 다행이다. 모든 것이 잘 맞는가 싶었는데 섹스가 영 시원치 않을 경우 그것만큼 고민스러운 건 없다.

    
남자 보는 눈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S. 평생을 찾아 헤매던 반려자를 이제야 만났다며 그녀는 내내 “퍼펙트”를 외쳐 댔다. 첫날밤을 아름답고 거룩(!!!)하게 맞고 싶다며 만난 지 두 달이 넘도록 키스조차 아끼던 그녀. 그들의 거룩한 밤은 무려 100일째 되던 날 찾아왔다. 그때까지 참고 기다린 S의 새 남자 친구를 위해 묵념이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

그녀는 이날을 위해 5만원짜리 때도 밀고. 12만원짜리 마사지와 페디큐어도 받았다. 너무 튀지도 않으면서 섹시함이 살짝 감도는 속옷을 찾기 위해 백화점을 통째로 뒤져 대기도 했다. 새 신부라도 된 것처럼 잔뜩 기대에 부푼 그녀를 위해 호텔 방 가는 길 구비구비 장미 꽃잎이라도 뿌려 줘야 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그녀의 행복은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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