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7일 수요일

원조 교제나 매춘 여행의 온상으로도 통한다.

겨울의 막바지다.. 한풀 꺾인 듯하지만 여전히 추운 날씨다. 게다가 왜 이리 눈비가 내리는지 짜증 나는 요즘이다. 어디든 트인 공간에 가서 새파란 바다와 하늘 속에서 마음껏 쉬고 싶어지는 그런 날씨다.
 
 바다 색깔이 화려하기로 유명한 세부와 보라카이의 해변은 최고다. 최근 여길 다녀온 친구로부터 소식 하나를 전해 들었다. 그곳 도시에 자리 잡은 스타벅스 류의 커피 전문점인 커피 브레이크에서 일하는 남학생들이 특히 물이 좋다고 소문이 났다 한다.
 
말끔하고 매너 좋고 외모가 뛰어난 대학생들이 대부분인데 특히 한국 사람과 한국 여자만 만나면 "이뿌다"와 "쩌나버노"(전화번호를 줘)를 외친다고 한다. 알고 보니 그곳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남학생들 몇은 아예 외국 관광객과 유학생들을 상대로 하룻밤을 파는 일종의 호스트들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하룻밤에 우리 돈으로 4000원이면 살 수 있다고 해서 더 놀랐다.
 
언론에 타락의 온상으로 그려져 대다수의 성실한 연수생들마저 매도되곤 하는 필리핀 어학연수원 근처에는 실제로 한국인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어가 필요한 한국인들은 물가 저렴하고 가까운 필리핀을 많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보기에 흔하고, 술 좋아하고, 돈도 잘 쓰는 한국인들이기에 클럽에 가면 한국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네고 접근한다. 남자든 여자든 마찬가지다. 물론 하룻밤 정도야 작은 돈으로도 살 수 있다. 한국인들이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쉽게 말해 거기선 뭐든지 1만원 이하로 가능하다.


   



거기다 경제가 나쁘고 치안마저 부실하기 때문에 마약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할 수 있고, 총은 8000원이면 살 수 있다. 우리 돈 4000~5000원이면 매춘은 물론 청부 살인마저 할 수 있다.
 
이런 환경 뒤에는 필리핀이라는 나라의 어려운 생활 환경이 있다. 정치적 갈등으로 내전은 사실상 계속되고, 반정부 무장 세력의 폭동과 테러도 일어난다. 따라서 정치적 안정은 바랄 수 없고, 경제도 갈수록 피폐하다. 거의 유일한 자연 관광 자원도 대부분 미국 같은 강대국의 호텔 체인이 들어서서 관광 산업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학생들이 학비를 벌 수 있는 방법은 호텔이나 항공사 같은 관광사에 취업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일이다. 아니면 한국이나 일본 같은 데 가서 일을 하고 돈을 벌어 오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도 저도 어려울 경우 차선책으로 쓰는 방법이 매매춘이다.

우리 하루 생활비면 그들은 네 식구가 한 달을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도 많다. 나이 든 유럽 남자들이 여가를 보낼, 또는 노후를 함께 보낼 젊은 여자를 찾기도 한다. 영어가 통하는 데다 생활비는 싸고 자연 경관도 좋기 때문이다.
 
때문에 세부와 보라카이의 아름다운 해변은 경치 좋은 가족 여행의 명소라기보다 원조 교제나 매춘 여행의 온상으로도 통한다.
 
칭찬할 수도 나무랄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가 도덕적 잣대로 나무랄 때 그들은 가족의 밥줄이며 자신의 학비를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피할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생존 전략이다. 더욱이 그럴 것은 거기 사람들의 모습은 30~40년 전의 우리 모습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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