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헤어졌다도 아니고 남자와 깨졌다도 아닌 남자가 도망갔다고? 이 말의 뉘앙스에서 알 수 있듯 여기에는 여자들의 온갖 징글징글한 진상짓에 진저리치며 도망간 남자들이 왜 그렇게 도망을 갈 수 밖에 없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잔인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여자들은 헤어졌어도 그가 나를 사랑하기를 바라는데 미스 와플은 감히 말한다. 그는 너를 사랑하지만 헤어진 게 아니라 니가 징그러워 도망갔다고 말이다.
자 그렇다면 남자들은 왜 그녀들에게서 도망을 칠 수밖에 없었을까? 더 사랑해 줄 자신이 없어서? 자신은 그녀에게 너무 보잘것없어서아니다. 그들은 그녀보다 나이가 좀 많다는 이유로 그녀의 친구들과 모임에 매번 물주 역할을 하다가 지쳐서,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결혼이야기를 꺼내는 그녀가 부담스러워서 또는 나의 모든 것을 바꾸려고 드는 여자가 피곤해서 떠난 것이다.
모든 연애서들이 입을 모아 한 목소리로 말 하는 것은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 말을 수직의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고 또 어떤 이들은 수평의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다. 수직이든 수평이든 간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남자는 여자가 상상하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으며 여자는 남자가 이해할 수 있는 코드로만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남녀는 각자의 언어로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가 하지도 않은 일을 멋대로 추측하는 여자, 그녀가 하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남자. 처음 콩깍지가 쓰였을 때는 모르겠지만 연애가 진행되면 될수록 이런 것들은 커다란 문제가 된다.
책은 크게 4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왜 그가 도망친지 모르는 여자들의 질문에 왜 그가 도망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해답이 실려 있다. 2부는 행복한 연애와 사랑을 하기 위한 10개명으로 그간 미스와플 자신 뿐 아니라 주변인들의 상담을 해 주면서 연애를 하려면 이것만은 꼭 알고 넘어가라는 팁 정도 되겠다. 3부는 여성들이 오해하는 남자의 섹스에 대한 질문과 답변. 그리고 마지막으로 4부는 행복한 섹스 라이프를 만드는 10계명이 적혀있다. 그러니까 이 책의 구성은 크게 나누자면 정신적인 부분 그리고 육체적인 부분으로 나누어서 여성이 오해하고 있는 혹은 잘못 해석하고 있는 남자들의 진실에 대해 말 해 주고 있는 것이다.
미스와플은 결코 친절하지 않다. 오히려 불친절하고 못되어 보이기까지 한다. 남자인 내가 봐도 여기에 고민을 토로한 여자들이 위로를 받았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정말 답 없는 연애를 하고 있을 경우,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한 다발의 위로가 아닌 제대로 된 가시 같은 정확한 충고인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그녀는 남자보다 남자를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녀의 말은 신뢰가 간다. 여자가 멋대로 상상한 남자가 아닌 진짜 제대로 알고 남자를 파헤치는 것이다. 물론 눈물을 흘리며 밤을 지새우는 그녀들을 위해서 말이다.
연애에 대한 달콤한 환상이나 위안을 얻으려면 이 책을 읽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실제로 부딪치는 연애에 대한 수많은 오해와 불협화음을 해결하고 싶다면 이 책은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여성을 위해 쓰여지긴 했지만 남성의 입장에서도 상당히 도움이 되는 얘기가 많다. 특히나 우리가 피해가야 할 여성들, 이런 여성과는 절대 사귀면 안 되겠다 싶은 이야기들이 그야말로 보석처럼 군데군데 박혀있다.
사실 연애에 정답은 없겠지만 그래도 가시밭길과 탄탄대로 정도는 구분되어 있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있듯이 좋은 여자와 나쁜 여자 그리고 꼭 사귀어야 할 남자, 절대 사귀어서는 안 될 남자도 구분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가끔 이 모든 것들을 망각한다. 그것이 상대를 위한 망각인지 자신을 위한 망각인지도 모른 채 그냥 사랑하니까 모든 것에 귀를 막고 눈을 감은 채 불 속으로 뛰어든다. 사랑은 원래 그런 거라 착각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사랑을 하고 있는데도 끊임없이 괴롭거나 불행하다면 그건 분명히 현재 하고 있는 사랑이 잘못된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행복해야 한다. 세상에 어떤 사랑도 불행한 사랑은 없다. 그것이 사랑에 있어 유일한 정답이라면 정답이라 할 것이다.


부럽게도 미스와플은 현재 7년째 한 남자와 연애중이라고 한다. 장기 연애가 가능한 것은 그만큼 서로 사랑한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또 그만큼 서로 오해하고 있지 않으며 서로를 제대로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환상과 콩깍지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잠깐은 반짝일 수 있지만 오래오래 남을 수는 없다. 우리가 짧은 연애를 하고 긴 헤어짐의 아픔을 겪는 것은 어쩌면 이 잠깐 반짝이고 말아버릴 것들에 마음과 몸을 빼앗겼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사랑할 때도 누가 누구에게 먼저 고백을 했느냐를 중요하게 여기듯이 사랑이 끝날 때도 마찬가지로 누가 누구에게 먼저 이별을 고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여자들은 거의 대부분 한결같이 착각하고 있다. 나를 버리고 떠난 것은 오직 그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가 보면 점점 알게 될 것이다. 왜 그가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렇게 그를 떠나가도록 만든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를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운 사랑을 꿈꾼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꿈이어서는 안 된다. 왜냐면 그건 절로 꾸어지는 꿈과는 달리 분명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랑을 시작하기 위해서도 또 그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애써야 한다. 반짝반짝연애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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